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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S/making

[시험관][강남차] 시작하다.

2010년 결혼 후, 2년간은 피임을 했다. 신혼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우리 둘다 입사를 한지 얼마 안되어 일 욕심도 있었고, 가장 큰 이유는 아직 2세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을터였다.

그렇게 행복한 신혼 2년을 알차게 보내고, 2세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다. 일단, 나는 산부인과에 가서 산전 검사를 받았고, 서방은 비뇨기과에 가서 정자검사를 받았다. 둘다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자연임신으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2년 동안 이루어진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구로에 위치한 아가온이라는 난임병원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았고, 다시 검사를 진행했다. 역시 결과는 둘 다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있으니, 인공수정 부터 진행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들었다. 서방과 나는 우리 둘 다 문제가 없으니 다시 1년 더 자연 임신으로 노력을 해보자 하였다.

이렇게, 3년간 자연임신 노력(?)이 결실이 맺어지지 않아서 시험관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험관 시술은 서울에서는 제일병원, 마리아병원, 강남차병원 이렇게 세곳이 유명한데, 우리는 집과 회사의 동선과 가장 가까운 강남차병원으로 결정했다.


2015년 5월 7일

강남차병원 예약은 10:30에 했지만, 9:30 에 도착했다. 원무과에 접수를 마치고, 초진 상담을 진행했는데, 이우식 교수님의 경우에는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최소 대기시간이 1-2시간은 걸린다고 양해를 구한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10:43 에 이우식 교수님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작년에 구로 아가온 난임 병원에서 검사했던 결과지를 보여드렸는데, 1년이 지났으므로, 검사를 다시 해보자고 하셨고, 오늘이 생리 이틀째라 혹시 시험관을 염두해두고 온거냐고 물으셨다. 시험관 시술을 바로 원한다면 오늘 부터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일단 초음파를 보기로 했다.

이우식 교수님의 첫인상은 따듯함 + 깊은 연륜 + 수많은 난임 환자의 경험 등의 복잡 미묘한 느낌이었고, 전체적으로 시험관을 믿고 진행해도 좋겠다 하는 결심이 들었다.

사실, 내가 이우식 교수님을 선택을 한 것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서 이기도 했지만, 교수님의 배양팀이 최고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다. 각자 개인의 주관이 있겠지만, 시험관 시술에서 나의 주관은 수정란을 얼마나 잘 배양하는 가가 관건이라고 생각을 했다.

11:30 초음파를 보았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과는 특이하게도 진료실과 초음파실이 분리되어 있고, 초음파실에는 4개의 초음파보는 방이 있고, 거기에서 초음파를 본다. 그리고 결과는 진료실에서 교수님께 판독을 들을 수 있다.

12:00 진료실로 다시 돌아왔다. 난소랑 난포 둘 다 상태가 아주 좋다고 바로 시험관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4일동안 배란 촉진제 주사 맞고, 다시 초음파를 보자고 하셨다. 

12:10 원무과. 백만원 가량이 한번에 결재되어 버렸다. 난임진료는 의료보험이 되지 않아서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12:20 심전도/채혈/소변검사/흉부엑스레이. 채혈을 10통. 다시, 생각해보니까, 바로 얼마전에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가 있어서 그거보여드렸으면, 심전도, 소변검사, 흉부엑스레이 및 몇가지 혈액검사는 안해도 됐을텐데... 아쉬웠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생기면 건강검진으로 대체할 수 있냐고 꼭 물어봐야지.

12:30 주사교육. 배란 촉진제 주사인 고날에프 주사를 4일 동안 스스로 나의 배에 놓아야 하므로 교육을 받았다. 4일동안 주사를 맞고, 다음 월요일에 초음파를 보기로 하였다. 고날에프 주사는 펜처럼 생겨서 사용법이 어렵지는 않았다.


2015년 5월 11일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조기 진료를 예약했다. 조기진료는 7:30 부터 진료가 시작되고, 7:00 부터 초음파를 볼 수 있다. 6:45 쯤 병원에 도착해서, 7:50 에 초음파를 진행하고, 8:20 에 교수님 진료를 보았다.

일단 난포는 잘 자라고 있는데, 한 녀석만 크다고 하셨다. 골고루 자라야 좋다고.. 오늘부터 배란 억제제도 함께 투여를 시작하고, 수요일에 상태체크를 한번 더 한 후, 이번주 말쯤 난자를 채취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2015년 5월 13일

6:45 병원에 도착해서 7:30에 초음파를 1등으로 보고 8:00 교수님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난포들이 차별적으로 성장중이라고 하셨다. 비슷비슷하게 자라야 좋은데.. 일단 또 주사를 맞고 금요일에 한번 더 체크하자 하셨다. 난자 채취는 일요일 혹은 월요일에 할 거 같다고 하셨다.


2015년 5월 15일

6:40 병원에 도착했고, 역시 이번에도 초음파는 1등이었다. 7:35 진료. 어라, 왠일로 오늘은 진료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 매일 오늘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교수님은 초음파를 보시더니, 아직 2%가 부족하다며, 오늘 주사한번 더 맞고, 내일 상태를 한번 더 봐야 겠다고 하셨다.

월요일에 난자 채취를 하고, 목요일(3일배양이라면) 혹은 토요일(5일배양이라면)에 이식을 하자고 하셨다.


2015년 5월 16일

6:40 병원 도착. 오늘은 토요일이라 차를 가져왔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왔는데도, 초음파가 순서가 4번째! 주말에는 이 시간에 와도 사람이 많구나.

7:50 진료실. 교수님이 초음파를 보시더니, 난포크기는 아주 잘 자랐는데, 자궁상태가 아직 준비가 안되었고, 경부쪽에 용종도 있는것 같다고 하였다. 하지만 용종이 크기도 작기 때문에, 착상을 방해하지는 않으니 일단 시술은 진행하는 걸로. 난자채취날짜와 몇몇 약 사용하는 설명을 해주셨다. 드디어 채취인가!

8:00 원무과. 헉. 삼백만원 정도의 돈이 한꺼번의 결재되었다.

8:10 채혈 및 주사. 호르몬 검사를 위한 채혈을 하였고, 세트로타이드 주사를 맞았다.


2015년 5월 18일

드디어 난자 채취의 날이 왔다. 채취 수술 시간은 8:30 이라고 했고, 8:10 까지 오라고 했다. 월요일이라 막힐 걸 예상해서 6:20에 집에서 출발했고, 7:00에 병원에 도착했다. 

8:00 난자채취 수술대기. 8:40 에 이름이 호명되었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후, 대기실로 갔다. 거기에는 이미 다른 두 분이 링거를 달고 앉아있었다. 잠시 후 내 팔에도 링거가 꽂혔다. 이상하게 링거를 꽂고 나서, 갑자기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고 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35년 평생 링거를 꽂아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지금까지는... 옆에 앉아있는 분에게 혹시 괜찮으시냐고,, 저는 너무 어지럽다고 물어봤더니 그분은 괜찬다고 했다. 그래서 간호선생님을 호출했다. 간호선생님은 아마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거 같다고, 잠시 누워 있어 보자고 자리를 잡아 주시고, 담요를 덮어주셨다. 훨씬 나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채취수술 할껀데 괜찬냐고 묻길래, 걸을 수 있을 거 같아서 하겠다고 했다.

아직은 약간 어지러운 상태여서 수술실로 갔을 때는, 굴욕의자고 뭐고 그냥 수술대에 누워버렸다. 수면 마취가 진행되었고......정신을 잃은 후, 깨어보니 회복실이었다. 다른분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좀 코를 세게 골기 때문에.

간호사분이 잠시뒤에 오더니 채취는 16개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응? 16개? 채취 후 주의사항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셔서 열심히 듣고, 수액을 뽑고 나왔다.

10:50. 수술실에서 나와 대기실로 나오니 시계를 볼 수 있었다. 서방이 수고했다고 쓰담쓰담해주고, 쇼파에 앉아서 잠시 기다리자 내 이름이 호명되었고, 16개 채취가 되었고, 3일 후인 5/21 에 이식을 할 예정인데 혹시 일정이 바뀌면 전화를 준단다. 서방도 16개? 하면 흠찟 놀란다.


2015년 5월 20일

채취후 2일이 지났다. 강남차병원 배아코디네이터에서 전화가 왔다. 5일 배양으로 이식을 하자고 한다. 이식일정이 5/21 에서 5/23 로 변경되었다. 3일 배양보다는 5일 배양된 수정란이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걸로 알고 있어서, 내심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5년 5월 23일

이식의 날.

7:45 강남차병원 여성의학과 3층에 도착했다. 채취는 16개가 되었지만 수정은 12개(그 중, 미세수정6개)가 되었다. 이식 시술은 채취에 비하면 너무나도 간단했다. 링거를 꼽거나, 마취를 하거나, 이식을 하기에 앞서 선행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우식 교수님은 온화하게 웃으시면서 다 잘될거라 말씀해주시고, 시술이 시작되었다.

아픔의 정도는 나팔관 조영술 정도였다. 중간에 약간 더 뻐근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때, 교수님이 살짝 길찾기가 힘드네.. 하시면서 아프면 얘기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이식 시술이 끝나고, 교수님이 손을 꼭 잡아주시면서 모든게 다 좋으니 잘될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게다가 수정란 10개가 더 남아 있으니 아무런 걱정말라고. 좋은 생각만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다시 침대 대기실로 돌아오고 잠이 들락말락 할 쯤. 이식 후 주의 사항과 다음 진행해야할 혈액검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는 인사도 잊지 않으시고, 샌드위치와 두유를 주셔서 가지고 왔는데,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바닥에 다 흩뿌려지고, 간호선생님께 너무 미안했다.


2015년 5월 28일

강남차병원 배아코디네이터에게 전화가 왔다. 수정란 10개중 8개가 냉동이 되었다고 한다. 79만원.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돈때문에 슬퍼지는 현실이다. 


2015년 6월 1일

혈액 검사 2일 전, 생리가 시작되었다.


2015년 6월 3일

7:30 진료시작. 오늘은 혈액검사 날이므로 초음파는 미리 볼 필요가 없었다. 교수님은 일단 배가 아프지는 않았는지 안부를 물으셨고, 임신됐죠? 라고 물으셨는데, 아니라고, 생리가 이틀전에 터졌다고, 대답했다. 교수님은 수정란 상태도 좋고 다 좋았는데 왜 안됐을까. 궁금해하시며 일단 그래도 혈액검사는 해보자고 하셨다. 그리고, 냉동배아 이식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냉동배아 이식은 자연배란주기로 할 예정이며, 주사나 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적인 배란에 맞춰서 이식을 할 거라고 설명해 주셨다. 다음 생리가 시작되고 10-11일차되는 날 와서 초음파 보자고 하셨다.

그리고, 이식하기전에 초음파를 보시면서 말씀하셨던, 자궁경부에 있는 용종에 대해서 여쭤보았는데, 그건 크기가 작아서 그리 신경쓸 편은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다. 자궁경은 전신마취를 하고 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고, 그것까지 할 만큼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냉동배아 이식을 바로 시작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이번 차수에서는 난자 채취를 하느라 몸이 좀 힘들었을 거라며, 한달은 몸과 마음이 쉬는게 좋다고,, 다음 생리 지나고 나서 보자고 하셨다.

11:50 강남차에서 전화가 왔다. 혈액 검사 결과, 임신수치가 0이라고 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시험관 시술을 계속 미뤄왔던 이유가 이와 같은 결과를 보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을 해봤다.


강남차병원 신선1차 시험관비용 정리


2015-05-07

선택진료료(초진) 20,620  

 

 

행위료 100  

 

 

약품비 272,548  

고날F 900

 

검사료 659,022  

피검사

 

진단료 18,202  

 

 

초음파 52,000  

 

 

예약진찰료 14,980 1,037,472

 

2015-05-11

선택진료료 14,980  

 

 

행위료 100  

 

 

약품비 257,100  

고날450, 세트로X2

 

초음파 52,000  

 

 

예약진찰료 14,980  

 

 

이미납부한금액 -40,980 298,180

 

2015-05-13

선택진료료 14,980  

 

 

행위료 100  

 

 

약품비 189,600  

고날F75x2 세트로x2

 

초음파 52,000  

 

 

예약진찰료 14,980  

 

 

이미납부한금액 -40,980 230,680

 

2015-05-15

선택진료료 14,980  

 

 

행위료 100  

 

 

약품비 94,800  

고날F75, 세트로x1

 

초음파 52,000  

 

 

예약진찰료 14,980  

 

 

이미납부한금액 -40,980 135,880

 

2015-05-16

선택진료료 14,980  

 

 

행위료(투액) 100  

 

 

행위료(주사) 7,800  

 

 

약품비 99,820  

세트로x1, 오비드렐x1

 

마취료 95,700  

 

 

처치/수술료 2,604,890  

채취/배양(3일)/이식

 

검사료 86,500  

 

 

치료재료대 500  

 

 

초음파 26,000  

 

 

이미납부한금액 -40,980 2,895,310

 

 

외부약국   131,800

항생제, 크리논겔

2015-05-23

미세수정.5일배양 770,000 770,000

 

2015-06-03

검사료 37,225  

 

 

freezing 790,000  

 

 

선택진료료 14,980 842,205

 



총액

 6,341,527